1993.2 공중엔 새도 없는 날. 땅거미지는 거리에 찬 파도처럼 연거푸 피부에 와 부서지는 낯설은 겨울 바람 웅성대는 시장바닥을 벽화인양 지나쳐 연립주택 현관에 밀리어 다다른다 순간 소매를 붙잡는 섬뜩한 시선. 어쩌면 사는게 사는게 다 거짓인지 몰라 머리위엔 끝간데 없는 시퍼런 하늘이, 무섭도록 선명한 수증기덩어리가, 그리고 그 수직선 연결 선상 아랜 꼿꼿이 박힌 하나의 식은 물체가 ! * ..... 어쩌면 사는게 다, 서글픈 말장난인지 몰라 --------------------- 학생시절엔 발표도 못한 싯구들이 한참이 지나서 다시 마음을 울리는 경우가 있다.. 변온동물... 누가 가슴을 포개어, 나도 같은 체온의 사람임을 알게 해 주었다면... ========= 그시절의 외로움은 내 삶에 이미 만연하게 퍼진 독이었지만, 반대로 세상을 투명하게 보게 한 니코르 렌즈이기도 했다... 진정으로 외로웠기에, 난 어디에도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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